이승조 해설

 

파생상품 완전정복: 도매시장의 비밀 이야기 (더 자세한 버전)

지난번 이야기를 훨씬 더 자세하게, 예시도 더 많이 넣어서 다시 들려드릴게요. 이번엔 마치 여러분이 직접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것처럼 상상하면서 읽어보세요.


프롤로그. 왜 이걸 알아야 할까?

여러분 중에 "나는 삼성전자 주식만 살 건데, 선물이니 옵션이니 그런 복잡한 건 몰라도 되지 않나요?"라고 생각하는 친구가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저자 아저씨는 이렇게 말해요. "그건 위험한 착각이다."

왜냐하면요, 큰손 투자자들(외국인, 기관)은 선물·옵션을 이용해서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의 가격을 오르내리게 만들 수 있어요. 내가 선물을 안 해도, 선물이 내 주식 가격에 영향을 준다는 거죠. 마치 내가 게임을 안 해도, 옆방에서 친구들이 게임 룰을 정하면 나도 그 룰의 영향을 받는 것과 비슷해요. 그래서 이 책은 "게임을 직접 안 하더라도, 게임의 규칙은 알아야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거예요.


1장. 배추 밭떼기 — 선물거래의 탄생 (아주 자세히)

상황을 상상해보세요

여름 어느 날, 배추밭을 가진 농부 아저씨와 배추를 사서 김치를 만들어 파는 도매업자 아줌마가 만났어요.

농부 아저씨의 고민: "가을에 배추를 수확할 때, 만약 그해 배추 농사가 풍년이라서 다들 배추를 많이 심었으면 배춧값이 폭락할 수도 있어. 그럼 나는 1년 농사지은 게 헛수고가 되는데…"

도매업자 아줌마의 고민: "가을에 만약 태풍이 와서 배추가 많이 죽으면 배춧값이 폭등할 텐데, 그럼 나는 김치 만들 재료값이 너무 비싸져서 손해를 보는데…"

두 사람 다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밤잠을 설쳐요. 그래서 둘이 머리를 맞대고 이런 약속을 해요:

"우리 지금(여름에) 미리 정하자. 가을에 배추 한 포기를 1,000원에 사고팔기로!"

이 약속을 하고 나면 어떻게 될까요?

  • 가을에 배춧값이 폭락해서 500원이 됐다고 해봐요. 도매업자 아줌마는 "야호! 나는 원래 500원짜리를 1,000원 주고 사는 거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다행이다, 나는 500원 낼 걱정 안 하고 안정적으로 1,000원에 확보했어"라고 안도해요. 농부 아저씨도 "다행이다, 500원이 아니라 1,000원 받았어!"라고 좋아하죠.
  • 반대로 배춧값이 폭등해서 2,000원이 됐다고 해봐요. 이번엔 농부 아저씨가 "아, 2,000원에 팔 수 있었는데 아깝다"고 살짝 아쉬워할 수도 있지만, 애초에 목적이 "안정"이었으니 둘 다 크게 개의치 않아요.

이렇게 미래에 주고받을 가격을 지금 미리 정해두는 거래를 선물(Futures)거래라고 해요. "선물"이라고 해서 선물(先物, Gift)이 아니라, "먼저 선(先)" + "물건 물(物)" 즉 **"먼저 정해놓은 물건"**이라는 뜻이에요.

역사 여행

  • 1848년, 미국 시카고: 세계 최초로 82명의 회원이 모여 시카고상품거래소(CBOT)를 만들었어요. 콩, 밀, 옥수수 같은 농산물을 이런 방식으로 거래했죠. 당시 이 거래소가 전 세계 농산물 선물거래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컸대요.
  • 1970년대: 이제 농산물뿐 아니라 돈(환율), 채권, 주식도 이 방식으로 거래하기 시작해요. 1972년엔 유명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자문을 받아서 '통화선물'이 만들어졌어요.
  • 우리나라: 1996년 5월에 주가지수 선물시장이 처음 열렸고, 1999년 4월엔 부산에 선물거래소가 문을 열었어요.

2장. 선물거래의 기본 얼굴 — 매수와 매도

이제 배추가 아니라 진짜 주식시장으로 가볼게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거래되는 건 코스피200 선물이에요. 코스피200이란 우리나라 대표 200개 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묶어서 만든 지수예요.

롱(Long)과 숏(Short)

  • 매입측(Long, 롱): "나는 살 거야!"라고 약속한 사람. 나중에 물건(기초자산)을 받아야 할 의무가 있어요.
  • 매도측(Short, 숏): "나는 팔 거야!"라고 약속한 사람. 나중에 물건을 넘겨줘야 할 의무가 있어요.

여러분이 뉴스에서 "롱숏 전략"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바로 여기서 나온 말이에요. "롱"은 오를 것에 베팅, "숏"은 내릴 것에 베팅하는 거예요.

손익 구조는 45도 직선

선물의 손익 구조를 그래프로 그리면 정확히 대각선(45도)이에요.

  • 매수(Long) 포지션: 300포인트에 사기로 했는데 나중에 320이 되면 20포인트만큼 이익, 280이 되면 20포인트만큼 손해.
  • 이 그래프가 정확히 대각선이라는 게 핵심이에요. 오른 만큼 정직하게 이익, 내린 만큼 정직하게 손해. 게임으로 치면 "규칙이 매우 단순한 게임"인 셈이죠.

실제 사례로 이해하기

2018년 9월, 저자 아저씨는 이런 결정을 했어요:

"10월 5일에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있는데, 9월 13일부터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계속 사들이고 있어. 선물도 같이 오르는 추세니까 나도 12월물 선물을 300포인트에 1계약 '매수'해야겠다."

동시에 다른 판단도 했어요:

"그런데 SK하이닉스는 외국인들이 계속 팔고 있어. 실적 발표가 나오면 삼성전자도 매도로 바뀔 수 있어. 그러니 하락에 베팅하는 '매도' 포지션도 300포인트에 1계약 잡아야겠다."

이렇게 "오를 것 같다, 내릴 것 같다"를 판단해서 사거나 파는 것이 선물거래의 본질이에요.


3장. 적은 돈으로 큰 거래를 — 증거금이라는 마법 열쇠 (진짜 자세히)

왜 증거금이 필요할까?

선물거래는 이름 모를 수많은 사람들과 거래소를 통해 이뤄져요. 그래서 상대방이 누군지, 약속을 지킬 사람인지 알 수가 없어요.

"저 사람이 약속을 어기고 도망가면 어떡하지?"

이 걱정을 없애기 위해 만든 게 바로 **증거금(margin)**이에요. "나 이 약속 꼭 지킬게요"라는 뜻으로 미리 내는 보증금 같은 거예요. 학원 등록할 때 보증금을 미리 내는 것과 비슷하죠.

실제 숫자로 계산해보기

코스피200 선물 1계약을 300포인트에 산다고 해봐요.

  • 계약금액 = 300(선물지수) × 25만 원(계약승수) = 7,500만 원
  • 만약 증거금 비율이 7.5%라면?
    • 7,500만 원 × 7.5% = 562만 5천 원

놀랍죠? 7,500만 원짜리 거래를 하는데, 실제로 내 계좌에서 나가는 돈은 562만 5천 원뿐이에요! 나머지 6,900만 원 정도는 "약속"으로 대신하는 거예요.

레버리지 — 지렛대의 힘

이렇게 적은 돈으로 큰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을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라고 해요. 무거운 바위도 지렛대를 쓰면 작은 힘으로 들 수 있는 것처럼, 적은 돈으로 큰 금액을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에요.

계산법은 간단해요: 레버리지 = 1 ÷ 증거금 비율

  • 증거금 7.5% → 레버리지 약 13.3배
  • 증거금 6.75% → 레버리지 약 14.8배

옛날에는 증거금이 15%였어요(레버리지 약 6.6배). 그런데 요즘은 낮아져서 레버리지가 2배 가까이 커졌어요. 그만큼 "적은 돈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적은 변화에도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여기서 무서운 계산이 나와요

앞서 562만 5천 원을 내고 300포인트에 선물을 샀어요. 그런데 갑자기 가격이 300에서 270으로 뚝 떨어졌다고 해봐요.

  • 손실 = (300-270) × 25만 원 = 30 × 25만 원 = 750만 원

어라? 내가 낸 돈(562만 5천 원)보다 손실(750만 원)이 더 커요!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바로 레버리지 때문이에요. 적은 돈으로 큰 거래를 했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만 움직여도 내가 낸 돈보다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는 거예요. 마치 100만 원짜리 자전거를 10만 원 계약금만 내고 "타보고 마음에 안 들면 환불"이라고 약속했는데, 자전거가 부서져서 50만 원어치 수리비를 물어줘야 하는 상황과 비슷해요.

이때 투자자는 이런 유혹에 빠질 수 있어요: "차라리 증거금 562만 5천 원만 포기하고 도망가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러면 증거금 제도 자체의 의미가 사라지겠죠. 그래서 나온 게 다음 개념이에요.


4장. 일일정산과 마진콜 — 매일매일 성적표를 받는다

일일정산이란?

선물거래소는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매일매일 그날 가격으로 손익을 계산해서 계좌에 반영해요. 이걸 일일정산이라고 해요.

일반 주식은 내가 실제로 팔아야만 손익이 확정되지만, 선물은 팔지 않고 그냥 들고만 있어도 매일 밤 12시가 되면 그날의 손익이 내 계좌에 더해지거나 빠져나가요. 마치 게임에서 매일 자정에 "오늘의 전투 결과"가 자동으로 정산되는 것과 같아요.

유지증거금과 마진콜

  • 개시증거금: 처음 거래를 시작할 때 내는 돈 (예: 562만 5천 원, 7.5%)
  • 유지증거금: 최소한 계좌에 남아있어야 하는 기준선 (예: 375만 원, 5%)

만약 손실이 나서 계좌 잔액이 유지증거금 아래로 떨어지면? **"돈 더 넣으세요!"**라는 알림이 와요. 이걸 **마진콜(Margin Call)**이라고 불러요.

구체적으로 계산해보면:

  • 562만 5천 원(개시증거금) → 375만 원(마진콜 기준선)까지 떨어지려면 얼마나 손실이 나야 할까요?
  • 562만 5천 원 - 375만 원 = 187만 5천 원의 손실

포인트로 환산하면: 187만 5천 원 ÷ 25만 원(승수) = 7.5포인트만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도 마진콜이 온다는 거예요!

이게 왜 무서운가

평소 선물은 하루에 2~3포인트 정도 움직이지만, 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날엔 7~8포인트씩 하루 만에 움직이는 경우가 흔해요. 즉, 하루 만에 마진콜을 당할 수도 있는 상품이라는 거예요.

마진콜을 받고도 돈을 안 채우면? 다음 날 낮 12시에 강제로 반대매매를 당해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증권사가 알아서 포지션을 정리해버리는 거죠. 마치 게임 캐릭터의 체력이 다 떨어지면 자동으로 "게임 오버" 화면이 뜨는 것과 비슷해요.

저자 아저씨의 강력한 경고

"마진콜 상황일 때, 이걸 살리려고 신용대출이나 주식담보대출을 받아서 버티는 결정은 절대 하지 마라."

왜냐고요? 가끔은 버텨서 살아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전체 자산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진다고 해요. 그래서 이런 규칙을 세워둬요:

  • 투자자금은 가용자산의 50% 이상 쓰지 말 것
  • 마진콜을 당하면 손실을 인정하고, 잠깐 쉬면서 뭐가 잘못됐는지 복기할 것

5장. 네 명의 마녀가 춤추는 밤 — 위칭데이 (Witching Day)

왜 마녀일까?

영어로 "Witch"는 마녀예요. "Witching"은 "마녀가 마법을 부린다"는 뜻이죠.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여러 파생상품의 만기일이 동시에 겹치는 날엔 시장이 마치 마녀가 마법을 부린 것처럼 예측 불가능하게 요동쳐요. 그래서 이날을 위칭데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 처음엔 3종류(주가지수선물, 주가지수옵션, 개별주식옵션)의 만기가 겹쳐서 트리플 위칭데이(마녀 3명)라고 불렸어요.
  • 2002년에 개별주식선물이 추가되면서 쿼드러플 위칭데이(마녀 4명)가 됐어요.

우리나라는 3, 6, 9, 12월 둘째 주 목요일이 이 마녀들의 축제일이에요. 그 외 달(1,2,4,5,7,8,10,11월)엔 옵션만 만기되는 더블 위칭데이가 있어요(선물+옵션 두 개).

장 마감 10분 전 — 가장 긴장되는 순간

만기일 중에서도 장이 끝나기 10분 전이 제일 중요한 순간이에요. 이 시간에 못 정리한 포지션을 가진 사람들은 심장이 두근거려요. "내가 산 옵션이 결제를 받을까, 못 받을까? 다 날아가는 건 아닐까?"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일이 벌어져요. 어떤 큰손 투자자들은 이 마지막 10분을 이용해서 일부러 대량으로 사거나 팔아서 자기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가격을 밀어붙이는 시도를 해요. 다른 사람들이 대응할 시간이 없는 틈을 노리는 거죠.

실제 사건: 2018년 7월 12일

이날은 옵션만 만기되는 날이었어요. 코스피200 지수는 낮 12시 21분에 296.63까지 올랐다가, 장 마감 직전에 갑자기 뚝 떨어져서 294.41로 마감했어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이해당사자들이 마감 직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량으로 팔아서 인위적으로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에요. 이날 콜옵션(가격이 오르면 이익 나는 옵션) 가격은 저점 0.35에서 고점 1.88까지 갔었는데, 만약 저점에서 사서 고점에서 팔았다면 437% (4배 넘는) 수익을 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욕심을 부려 계속 들고 있다가 결제까지 받으려 했다면? 지수가 294.41로 마감하면서 그 옵션은 휴지조각이 됐을 거예요.

이 이야기의 교훈: 옵션은 순식간에 4배 이익도, 순식간에 0원도 될 수 있다.

신기한 건 그 다음날(7월 13일)이에요. 인위적으로 눌렸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다시 반등했어요. 마치 억지로 손으로 눌러놓은 용수철이 손을 떼자마자 튀어 오르는 것과 같아요. 저자는 이걸 "작용-반작용"이라고 표현해요.


6장. 진짜 가격 vs 약속 가격의 줄다리기 — 베이시스

콘탱고와 백워데이션

선물가격과 실제 지금 가격(현물가격)은 완전히 똑같지 않아요. 이 차이를 베이시스라고 해요.

  • 콘탱고: 정상적인 상황.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비싸요. 왜냐하면 미래 시점까지 물건을 보관하는 비용, 이자비용 등이 더해지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지금 사과가 1,000원인데, 6개월 후 배송받는 사과는 보관료가 더해져서 1,050원인 것과 비슷해요.
  • 백워데이션: 반대로 이상한 상황. 지금 물건이 갑자기 부족해지면(예: 코로나 초기 마스크 대란처럼), 오히려 지금 가격이 더 비싸져요.

괴리율 — 얼마나 벗어나 있나

괴리도 = 실제 선물가격 - 이론상 계산된 선물가격 괴리율 = 괴리도를 %로 나타낸 것

예를 들어 12월물 실제 가격이 301.60이고 이론가격이 301.56이라면:

  • 괴리도 = 301.60 - 301.56 = 0.04
  • 괴리율 = 0.04 ÷ 301.56 × 100 ≈ 0.01%

이 숫자가 (+)이면 "선물이 비싸고 현물이 싸다"는 뜻이에요. 그러면 사람들은 비싼 선물을 팔고 싼 현물을 사서 이익을 남기는 매수차익거래를 해요.

이 숫자가 (-)이면 반대로 싼 선물을 사고 비싼 현물을 파는 매도차익거래를 해요.

이건 마치 두 마트를 비교해서 "A마트가 라면이 더 싸다면, A마트에서 사서 B마트에서 파는" 것과 비슷한 원리예요. 위험 없이 차이만큼 이익을 챙기는 거죠.

만기일엔 결국 하나가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이(베이시스)는 점점 좁아져요. 그리고 만기일이 되면 이 차이가 정확히 0이 돼요. 미래의 약속이 드디어 "현재"가 되니까 당연한 일이겠죠.


7장. 완벽하게 흉내 내려 해도 안 되는 아이 — 트레킹에러

바스켓이란?

큰 기관들은 코스피200 지수를 그대로 흉내 내려고, 시가총액이 큰 20~30개 대표 종목만 골라서 "미니 지수"를 만들어요. 이걸 바스켓이라고 해요.

왜 완벽하게 못 따라갈까

문제는 코스피200엔 200개 종목이 있는데, 바스켓엔 20~30개만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시가상위 20개 종목이 코스피200 전체 시가총액의 **57.45%**밖에 안 된대요.

즉, 코스피200 지수가 1% 움직여도, 이 20개짜리 바스켓은 그 절반 조금 넘는 정도(57.45%)만 반영하는 거예요. 나머지 180개 종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반영이 안 되니까요.

이 어긋남을 **트레킹에러(지수추적 오차)**라고 해요. 마치 합창단에서 20명만 노래를 부르고 나머지 180명은 안 부르는데, 그래도 전체 합창을 흉내 내려는 것과 비슷해요. 완벽할 수가 없겠죠?

트레킹에러 = 내 바스켓 지수 - 코스피200 현물지수

  • 트레킹에러가 (+) → 내 바스켓이 지수보다 더 잘 나가고 있다 (아웃퍼폼)
  • 트레킹에러가 (-) → 내 바스켓이 지수보다 못 나가고 있다 (언더퍼폼)

이 트레킹에러 역시 만기일 마감 직전 같은 순간에 인위적으로 조작되기도 해요. 다른 사람들이 대응하지 못하는 짧은 시간에, 바스켓을 대량으로 사거나 팔아서 자기 포지션에 유리하게 만드는 거예요.


8장. 원래 목적을 잊지 말자 — 헷지, 위험을 막는 우산

헷지의 뜻

"헷지(Hedge)"는 원래 "쐐기를 박는다"는 뜻이에요. 나무판이 흔들리지 않게 쐐기를 딱 박아 고정시키는 것처럼, 가격이 흔들려도 손해를 보지 않게 미리 고정시키는 것을 뜻해요.

실제 상황으로 이해하기

여러분이 삼성전자 주식을 1억 원어치 사서 3년 이상 장기 투자하고 싶다고 해봐요. 그런데 최근에 시장이 불안해서 "곧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단순한 방법은 그냥 파는 거예요. 하지만 그러면 장기투자 계획이 깨지죠. 이때 쓸 수 있는 게 바로 헷지 전략이에요:

  • 삼성전자 주식은 그대로 두고, 동시에 삼성전자 선물을 팔거나(매도), 풋옵션(하락에 베팅하는 권리)을 사는 것

이렇게 하면 삼성전자가 떨어져서 주식에서 손해를 봐도, 선물매도나 풋옵션에서 이익이 나서 그 손실을 메꿀 수 있어요. 마치 비가 올까 봐 걱정되지만 우산 없이 집을 나서고 싶진 않을 때, 가방에 작은 접이식 우산 하나를 챙겨두는 것과 같아요.

얼마나 헷지해야 할까? — 베타계수

문제는 "얼마나" 헷지해야 하는지예요. 여기서 나오는 개념이 베타계수예요.

베타계수는 **"시장 전체가 1% 움직일 때, 이 종목은 몇 % 움직이는가"**를 나타내는 숫자예요.

  • 베타 = 0.5 → 시장이 1% 움직이면 이 종목은 0.5%만 움직임 (둔감한 종목)
  • 베타 = 1 → 시장과 똑같이 움직임
  • 베타 = 2 → 시장이 1% 움직이면 이 종목은 2% 움직임 (예민한 종목)

계산 예시

삼성전자를 1억 원어치 가지고 있고, 10% 하락할 경우 1,000만 원 손실이 예상된다고 해봐요. 이걸 완전히 상쇄하려면 선물을 몇 계약 팔아야 할까요?

  • 코스피200 지수 300일 때 10% 하락하면 → 270이 됨 → 30포인트 하락
  • 선물 1계약 매도 시 이익 = 30 × 25만 원 = 750만 원
  • 하지만 필요한 건 1,000만 원 → 1계약으론 부족(오차 발생)!
  • 2계약 매도하면 이익 = 1,500만 원 → 이번엔 오히려 500만 원 초과(과잉헷지)

이렇게 정확히 딱 맞는 계약 수를 찾는 게 쉽지 않아요. 그래서 공식을 써서 계산해요:

선물계약수 = 헷지비율 × 포트폴리오 금액 ÷ (선물지수 × 승수)

예를 들어 베타=1.0이고 포트폴리오가 100억 원이면, 100% 완전헷지하려면 선물 148계약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와요.

하지만 개인투자자는 조심해야

이런 정교한 계산은 큰 기관들이나 편하게 쓸 수 있어요. 개인투자자에게 저자는 이렇게 조언해요:

  • 개인은 최대 10계약 이내로 제한 (아무리 돈이 많아도!)
  • 자금이 5억 원 이상인 사람: 10계약까지
  • 1억~5억 원인 사람: 5계약 정도까지
  • 1억 원 미만인 사람: 1~2계약만

왜 이렇게까지 보수적으로 조언할까요? 10계약을 운용하면 하루 10포인트만 손실이 나도 2,500만 원이 순식간에 사라지기 때문이에요. 20포인트 이상 순간적으로 밀리면 마진콜을 당할 수도 있고요. 저자는 이걸 30년 넘게 직접 겪어보고 나서, "변동성이 몇천만 원~몇억 원씩 왔다갔다 하는 걸 견디는 건 아무리 부자여도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다. 심지어 '심장마비 걸릴 수도 있다'"고 표현할 정도예요.


최종 정리 — 이야기 전체를 한 그림으로

개념한 줄 설명비유

선물거래

미래 가격을 지금 미리 정하는 약속

배추 밭떼기

증거금

약속을 지키겠다는 보증금

학원 등록 보증금

레버리지

적은 돈으로 큰 거래를 하는 힘

지렛대

일일정산

매일 밤 손익을 계산해서 반영

매일 성적표 받기

마진콜

돈 부족하면 채워 넣으라는 경고

게임 체력 부족 경고

위칭데이

여러 만기가 겹쳐 시장이 요동치는 날

마녀들의 축제

베이시스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이

두 마트 가격 차이

트레킹에러

따라 하려 해도 완벽히 못 따라가는 오차

20명만 부르는 합창

헷지

손실을 막기 위한 반대 포지션

비 올 때 챙기는 작은 우산

이 모든 이야기의 결론은 하나예요:

"적은 돈으로 큰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신나는 일이지만, 그만큼 하루 만에 큰돈을 잃을 수도 있다. 절대 무리하게 대출받아 버티지 말고, 내 자산의 절반 이상은 쓰지 말고, 감당할 수 있는 규모로만 게임에 참여하라."

배추 한 포기를 두고 시작된 순수한 약속이, 지금은 레버리지 15배짜리 거대한 게임이 됐어요. 이 게임의 규칙을 제대로 알아야, 게임에 잡아먹히지 않고 오히려 게임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게 이 책이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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